회사원 김모(30)씨는 13일 저녁 이메일을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SK텔레콤이 보낸 2007년 12월 요금청구내역서에 미납요금이 무려 9억1913만4138원으로 기재됐던 것.

당황한 김씨는 당장이라도 SK텔레콤에 문의하고 싶었지만 너무 늦은 시간이라 상담이 불가능했다.

김씨는 “지난달 중국 장기 출장으로 해외 로밍서비스 요금이 평소에 비해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9억원이 넘는 통신료가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김씨는 14일 오전 서울시내 SK텔레콤 대리점을 찾은 뒤 황당한 해명을 들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전산오류로 실수를 저지른 것이니 죄송하다”며 “곧 수정된 요금청구서를 이메일로 발송하겠다”고 말했다.

전산 착오로 인한 9억원 상당의 통신요금 청구는 김씨에게만 벌어진 일이 아니었다.

14일 네이버·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유사한 내용의 SK텔레콤의 전산오류를 비난하는 글이 줄을 이었다. 한 네티즌은 “휴대전화로 수입차라도 결제를 했냐”고 비아냥댔다.

SK텔레콤은 이에 대해 “아직 현황을 보고 받지 못해 명확히 대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