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 전화가 갈수록 똑똑해지고 있다. 단순한 음성통화뿐 아니라 영상통화까지 가능하다. /삼성네트웍스 제공

가정용 인터넷 전화 시대가 활짝 열렸다. 인터넷 통신망을 이용한 인터넷 전화는 주로 사무실 전화용으로 많이 쓰였다. 가정용 시장은 ‘네이트폰’처럼 PC에 전용 프로그램을 깔고 헤드셋 등을 이용해 통화하는 소프트폰이 많았다. KT나 데이콤 같은 대형 통신 업체들은 인터넷 전화가 기존 유선 통신시장을 잠식할 것을 우려해 섣불리 뛰어들지 못한 게 사실. 하지만 LG데이콤이 지난 6월 본격적으로 가정용 시장에 진입한 데 이어 KT도 최근 내년 초 상용화 방침을 굳혔다. 특히 내년에는 각 가정에서 사용하는 기존 유선전화 번호를 그대로 인터넷 전화번호로 사용할 수 있는 번호이동성 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인터넷 전화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매력

인터넷 전화는 무엇보다도 기존 유선전화에 비해 50% 이상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매력이다. 예를 들어 LG데이콤의 가정용 인터넷 전화는 기존 유선 집전화에 비해 최고 85%가 저렴하다. 시내와 시외 통화가 구분 없이 3분당 38원이다. 이동 전화 할인 요금제에 가입하고 기본료 2000원을 추가로 내면, 휴대전화로 거는 요금도 기존의 절반 수준인 10초당 7.25원으로 절감된다. 국제전화도 미국·일본·중국 등 20개국에 대해 분당 50원에 이용할 수 있다. 다른 인터넷 전화 업체들도 엇비슷한 요금체계를 갖추고 있다. 삼성네트웍스·SK텔링크·KCT 등도 3분당 39원에 시외 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네트웍스는 미국·중국은 분당 49원, 일본·홍콩·캐나다·영국·프랑스 등 8개국은 분당 55원에 국제전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문자 메시지(SMS)도 기존 휴대전화에 비해 절반 수준이며, 특히 같은 회사 인터넷 전화 가입자끼리는 통화료가 무료이다.

여기에 국내 최대의 통신업체인 KT가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내달 중 태스크포스팀을 발족하는 등 가정용 서비스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KT 고위 관계자는 “기존 유선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일부 우려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더 이상 인터넷 전화 사업을 미룰 수 없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똑똑해지는 인터넷 전화

인터넷 전화의 다양한 부가기능은 휴대전화기를 방불케 한다. 문자메시지 보내기, 발신자 번호표시(CID), 통화 연결음, 착신전환, TV 리모콘 기능 등은 이제 기본적인 기능이 됐다.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날씨, 뉴스, 증권 정보 등 각종 생활정보도 간단히 검색할 수 있다.

SK텔링크는 영상통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터넷간 영상전화는 물론, SK텔레콤 등 일부 3세대 휴대전화와 영상전화도 가능하다. 삼성네트웍스도 삼성전자·SK텔레콤과 제휴해 단말기 하나로 인터넷 전화와 3세대 이동통신(WCDMA)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듀얼모드 시범 서비스에 들어갔다. 이동전화 단말기 하나로 무선랜이 가능한 곳에서는 인터넷 전화로, 무선랜 영역 밖에서는 이동전화로 사용하는 식이다.

LG데이콤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앞으로 MS의 메신저 프로그램 고객에게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MS 메신저를 이용하고 있는 약 600만명이 MS메신저에서 곧바로 인터넷 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 박형일 LG데이콤 상무는 “이런 다양한 제휴가 가격 인하와 품질 향상 등 서비스 대중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서비스의 융·복합화 추세와 함께 앞으로 더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와 제휴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